우리 주변에는 너무 흔해서 제대로 값어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음식들이 많이 있다. 그중에서 감자가 상식밖의 효능이 있음에도 무시까지 받고 있다. 감자가 혈당을 관리할 수 있으며, 통증을 제거해 주고, 위궤양 치료에 효과 있고, 근육까지 짱짱하게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하니 그 내용을 정리해 본다.
감자의 효능
1. 비타민 C
비타민 C는 푸른 잎채소에 많이 있고 사과가 특히 많다고들 알고 있지만 의외로 감자에 더 많은 양이 있다고 한다. 사과 100g에 비타민C가 4.6mg이 있는데 감자는 23.3mg이 있다. 사과의 다섯 배가 넘는 비타민이 있다면 믿어지는가? 비타민C의 하루 권장량은 75~90mg인데 주먹만 한 크기의 감자 하나(약 200g)만 먹으면 비타민C의 하루 권장량의 50%를 먹게 된다.
비타민 C는 면역 기능을 증진시키고, 항산화 물질을 함유하고 있다. 감자에는 다양한 항산화 성분이 들어있다. 껍질에 이로운 영양분이 많기 때문에 깨끗이 씻어서 껍질째 먹을 것을 추천한다. 또한, 감자는 관절 작용을 돕는 결합 조직을 형성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하며, 이를 제자리에 고정시켜 주는 작용을 한다. 이는 비타민 C 결핍이 치아 손실과 관련된 이유이기도 하다.
2. 비타민B6
비타민 B6는 신체에 있는 100개 이상의 효소가 적절하게 기능하도록 도와주며, 신경 기능에 중요한 단백질을 분해할 수 있게 해 줘 정신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 보통 작은 감자 기준으로 하루 비타민 B6 권장 섭취량(성인 남자는 1.5mg/일, 여자는 1.4mg/일)의 약 1/4이 들어있다.
3. 칼륨(Potassium, K)
칼륨은 신경의 흥분이나 심근의 수축을 돕는 역할을 하는 전해질이다. 나트륨과 달리 칼륨은 세포 안에 많이 존재한다. 세포외액(혈액)에는 소량의 칼륨만 존재하기 때문에 작은 농도 변화로도 문제가 발생한다. 감자에는 칼륨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 우리 몸의 심장을 건강하게 할 수 있다. 칼륨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은 혈압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고 감자에 함께 들어 있는 클로로겐산도 혈압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체내 칼륨은 근육과 신경의 전기 신호를 조절하는 데 중요하다. 따라서 칼륨이 과도하게 많거나 없을 경우 심장 활동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굽거나 찐 감자에는 삶거나 으깬 감자보다 더 높은 수준의 칼륨이 함유되어 있으며, 껍질째 삶은 감자는 하루 칼륨 권장 섭취량(3.5mg/일)의 약 3분의 1을 함유하고 있다. 감자를 삶으면 칼륨의 절반 정도가 물 밖으로 새어나갈 수 있기 때문에 굽거나 찜으로 먹기를 권한다. 굳이 삶아서 먹으려면 껍질째 삶아서 차갑게 식혀서 먹기를 권한다.
하지만 심장 질환이 있을 경우 감자를 적게 먹는 것이 좋다. 과도한 칼륨을 제거하는 능력이 제한될 수 있기 때문이다.
4. 콜린(Choline)
콜린은 동맥경화, 지방간 예방에 효과적인 수용성 비타민 가운데 하나이다. 체내에서 세포막을 구성하는 레시틴과 혈압을 내리는 아세틸콜린의 재료이다. 콜린은 인지질뿐만 아니라 근육 수축, 혈관 확장, 심장 박동 속도 저하를 도와주는 신경 전달 물질인 아세틸콜린을 만들기 위해 지방에 부착되는 작은 화합물이다.
감자는 고기, 콩과 같이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 다음으로 높은 수준의 콜린을 함유하고 있다. 콜린은 건강한 뇌, 신경, 근육에 필수적이기 때문에 충분한 양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일부 사람들은 선천적으로 몸에서 콜린을 만들지 못할 수 있다. 껍질째 삶은 감자는 하루 콜린 권장 섭취량의 약 10%를 함유하고 있다. 특히 콜린은 태아의 새로운 세포와 장기를 만드는 것을 돕기 때문에 임신 중 충분한 섭취가 중요하다.
5. 위장 건강
감자를 먹기 전 요리하고 식히는 과정은 저항성 녹말이 형성되도록 한다. 건강한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에 중요한 프리바이오틱스 역할을 한다. 요리된 녹말이 식으면 소화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대장의 박테리아가 이를 발효시켜 단쇄 지방산이라고 불리는 식초와 유사한 화합물을 만들어 낸다. 이 지방산들은 내장에 영양을 공급하고 위장을 건강하게 유지시켜 준다. 단쇄 지방산은 또한 혈액 지방과 혈당 수치를 낮추는 데 도움을 주면서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한다. 껍질째 삶거나 굽거나 찐 감자가(차갑게 해서 먹으면 더욱 좋다) 저칼로리이며, 영양소가 풍부하다.
6. 천연 글루텐 프리
감자는 자연적으로 글루텐이 없기 때문에 코엘리악병이 있거나 글루텐을 피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선택이다. 감자는 고구마와 마찬가지로 당 지수가 낮다. 즉, 혈당의 급격한 상승을 유발하지 않아서 체중과 식욕을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일반적인 삶은 감자는 같은 크기의 바나나보다 칼로리가 적은 130칼로리밖에 되지 않는다. 칼로리를 낮게 유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삶거나 굽거나 찌는 방법이 있다. 튀김은 버터나 크림이 들어가면서 칼로리를 증가시킬 수 있고, 감자 칩 또한 기름을 빨아들이기 때문에 건강하지 않다.
감자를 먹으면 몸에 이로운 여러 가지
1. 감자를 건강하게 먹는 방법
감자를 건강하게 먹는 방법은 굽거나(전자레인지에서 가능) 쪄서 먹도록 한다. 비타민C나 칼륨 같은 수용성 영양소는 물에 삶으면 많은 양을 손실하게 된다. 굳이 삶아서 먹으려면 껍질째 삶아서 먹는다. 껍질째 삶는 방법이 비타민C나 칼륨 같은 수용성 영양소의 손실을 줄이고 다른 미네랄 손실도 줄어든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특히 껍질째 구운 감자(전자레인지에서 요리 가능)는 삶은 감자보다 비타민C가 두 배가 많다고 한다. 감자조림을 할 때에도 껍질째 하는 것을 권한다.
찜을 하려면 압력솥을 이용하자. 많은 양을 쪄서 냉장실에 보관하여 차갑게 식힌 후 먹는 것이 더욱 많은 영양분을 먹게 되는 것이라고 한다.
2. 근육 경련에 도움이 된다
근육 경련(수축)은 운동을 과하게 하거나 피로할 때, 콜레스테롤을 조절하는 스타딘 계열의 약물을 복용할 때, 당뇨 콩팥질환 간질환이 있을 때, 마그네슘 칼륨 나트륨 등 전해질이 부족할 때 발생한다. 특히 임산부나 근육이 노화하는 중년 이후에 자주 발생하는 증상이다.
마그네슘, 칼륨, 나트륨이 풍부한 음식(감자)을 자주 먹으면 근육 경련을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주먹만 한 감자(약 200g) 1개에는 마그네슘 하루 권장량(성인 남자 350mg, 여자 280mg)의 10%, 칼륨(4700mg)은 20%가 넘게 있다. 여기서 1. 감자를 건강하게 먹는 방법을 꼭 기억하자.
3. 혈당 조절에 도움이 된다
굽거나 일반적으로 찌는 방법보다 압력솥을 이용하여 찌는 것이 혈당 지수(당지수(Glycemic Index)란 당질을 함유한 식품을 섭취 후 당질의 흡수속도를 반영하여 당질의 질을 비교할 수 있도록 수치화한 값으로 당지수가 55 이하인 경우 당지수가 낮은 식품, 70 이상인 경우 당지수가 높은 식품으로 분류하고 있다.)가 더 내려간다고 한다.
FASEB사이언스 저널은 논문에서 감자를 밤새 냉장보관하면 저항성 전분이 3배로 늘어나 혈당지수를 40%까지 내려준다고 밝혔다. 저항성 전분(Resistant starch)이란 아밀라아제가 포도당으로 분해하지 못해 신체에서 흡수가 될 수 없다. 보통 전분은 탄수화물이라서 소화 흡수가 빨라 혈당을 올린다. 저항성 전분은 말 그대로 소화되는 것을 저항해서 소화되지 않고 대장까지 내려가서 대장에 있는 박테리아가 부티레이트라는 단쇄 지방산으로 바꾸고 이 뷰티레이트는 혈류 간으로 이동해서 다양한 방법으로 인체 건강에 도움을 준다. 그래서 저항성 전분을 많이 섭취하면 인슐린 민감성이 향상되고 식후 혈당 수치를 낮출 수 있다. 매일 4주 동안 15 ~30g의 저항성 전분을 섭취한 후 인슐린 감수성이 최대 50%까지 개선된 것이 연구에서 밝혀졌다.
보통 찐 감자의 혈당지수는 평균 82로 높은 편이지만 냉장보관 후 차게 먹으면 혈당지수가 49까지 내려가서 혈당을 천천히 올리는 역할을 하는 혈당지수가 낮은 음식이 된다.
4. 노년 근손실 예방에 효과
감자에는 고품질의 단백질이 있다. 인체 내에서의 소화력, 흡수력, 체내 이용률을 분석하는 연구가 최근에 많다고 한다. 단백질을 먹었을 때 소화되어 인체 내에서 아미노산이 흡수되는 정도를 측정해서 단백질을 평가하는 품질지표로 DIAAS(Digestible Indispensable Amino Acid Score)라는 점수가 있다. 점수가 높을수록 소화, 흡수가 잘 되는 음식이다.
우유 단백질 점수는 117, 계란은 101, 콩은 91인데 감자는 100이다. 감자 하나(약 200g)에는 계란 1개와 비슷한 5.23g의 단백질이 있다. 차게 식힌 감자에는 저항성 전분(탄수화물)과 단백질이 들어있어 노년 근손실 예방 효과가 뛰어나다. 근육을 만들고 유지하게 하는 탄수화물이 있기 때문이다.
5. 관절 통증 치료에 도움이 된다
감자에는 근육의 수축과 이완, 기억력 향상을 돕는 콜린, 항염증 작용을 하는 퀘르세틴이 들어있다. 생감자로 주스를 만들어 먹으면 효과를 볼 수 있다.
6. 위궤양 치료에 효과적이다
감자의 저항성 전분은 위궤양 치료에 효과적이다. 생감자를 갈아서 즙을 마시면 관절염, 위궤양에 효과적이다. 생감자를 갈아서 먹을 때 꼭 껍질째 갈아먹기를 권한다. 껍질에 페르세틴(식물에서 발견되는 천연 플라보노이드 화합물이다. 주로 사과, 포도, 블루베리 등 과일과 허브에서 발견되며, 녹차, 코코아 등 다양한 식품에도 함유되어 있다. 페르세틴은 강한 항산화, 항염, 항암 작용을 하고 혈압 강화 효과가 있다)이 몰려있기 때문이다.
당뇨가 있는 사람도 감자즙 밑에 있는 전분을 먹으면 도움이 된다. 그 이유는 저항성 전분으로 혈당을 올리지 않고 위장치료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감자를 먹을 때 주의 사항
체질에 따라 반응이 다를 수 있으니 처음에는 반 개 정도로 조금씩 먹어보고 몸에 이상이 없으면 양을 늘려가는 것을 권한다. 생감자를 처음 먹는 사람은 저항성 전분으로 가스가 차거나 팽만감을 유발할 수 있다. 장내 유익한 박테리아가 저항성 전분을 발효시킬 때 결장에서 가스가 생성되기 때문이다.
생감자에는 영양소 흡수를 방해하는 트립신 억제제와 렉틴 등 항영양소가 있어서 단백질과 철분 등 영양소 흡수가 안 될 수 있다. 철분 결핍이나 근육 손실이 염려된다면 주스만 먹도록 하자.
감자싹과 녹색으로 변한 감자에는 솔라닌과 샤코닌이라는 독성이 강한 식중독을 유발하는 성분이 있어서 감자싹은 제거하여 먹을 수 있지만 녹색으로 변한 감자는 먹지 말기를 권한다.
감자 보관 방법은 냉장고에 하지 말고 서늘하고 응달진 곳에 하도록 하자. 냉장고에 보관하면 다른 식재료에서 발생하는 에틸렌가스 등으로 쉽게 썩게 된다. 또한 냉장고의 낮은 온도에서 감자의 전분이 환원당(還元糖, Reducing sugar)으로 변하여 감자를 높은 열로 조리할 때 아크릴 아마이드라고 알려진 발암물질을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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